수출증가율 7개월째 둔화, 수출 비중도 급락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로 한국의 대(對) 일본 수출 부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한국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본 수출 증가율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큰 폭으로 둔화했다.

2월 전년 동월 대비 17.19% 감소한 데 이어 가장 최근 수치인 8월 13.32% 감소까지 7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일본으로의 수출액이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계속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 이후 최장이다.

대일본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수출에서 대일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1월 국내 수출에서 일본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0%에 달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대일본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5%대로 떨어졌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6%를 밑돌았으며 8월에도 5.94%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역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 심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엔화 약세에 비해 한국의 원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60원선까지 떨어졌다.

한국 원화의 미국 달러화에 대한 통화 가치 절상률은 지난 3분기 6.3%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부각되며 엔저 효과가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일본은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은 5월 전년 동월 대비 10.1%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6월 7.4%, 7월 12.2%, 8월 14.6% 등 매달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엔화 약세로 화학, 철강 등의 업종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주요 수출 품목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인 가격 면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 흐름이 약화한다고 해도 원화와 엔화 환율 수준이 과거와는 달라져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의 경기 회복과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에 따른 일본 소비 증가 가능성 등은 환율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과거 1997년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한 시기에도 일시적으로 일본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소비세 인상 이전에 일본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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