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가 이끌어...13대 주력외 중소수출품목도 효자 가세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항 신항 전경.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우리나라는 해방직후인 1948년 수출액이 1천900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1964년 11월 30일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그날을 기념해 수출의 날(이후 무역의 날로 개칭)을 제정했다. 당시엔 섬유가 단연 주력이었다.

1971년 연간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1977년 연간 수출 1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비약적인 속도로 1994년 12월 월 수출 100억달러를 이뤄내더니 이듬해 연 수출 1천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 실적은 505억달러.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천638억달러로 올해 연간 5천500억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1964년 연 1억달러에서 49년 만에 5천500배 성장을 이룩하는 셈이다.

월간 수출 최고액을 기록하기까지는 부침도 있었다.

2011년 7월 489억5천만달러를 기록한 우리 수출은 월 500억달러 고지를 곧 넘을 것 같았지만 이후 2년 3개월이 걸렸다.

2011년 당시에는 신흥국 성장세에 따라 철강·석유화학·석유제품이 호조세를 견인했지만, 그 이후 이들 제품의 수출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실적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10월 수출 호조는 2011년 7월과는 '동력'이 전혀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 경기회복과 IT제품·자동차의 선전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2분기 2.5%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EU(유럽연합)도 2분기에 0.3% 성장세로 돌아섰다.

미국에는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가전, 자동차가 집중적으로 수출됐고, EU에는 석유제품, 가전, 자동차 등 원자재와 소비재가 고루 수출됐다.

대미 수출품목 가운데 특히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증가율 92.6%는 이 같은 수출 견인동력을 상징하는 수치다.

자동차 또한 현대기아차 등 주요 업체들이 정상조업에 들어가면서 미국시장에서 39.9% 증가라는 엄청난 수출실적을 올렸다.

종전 최고치인 2011년 7월 당시와 비교해 선박·철강·석유제품은 수출액이 감소했지만 반도체·무선통신기기는 상당한 폭으로 늘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수출품목 다변화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13대 주력품목 외에 중소수출품목의 10월 수출증가율은 14.2%로 전체 증가율(7.3%)을 훨씬 상회한다. 13대 주력품목 증가율은 5.5%였다.

전기전자부품, 화장품, 플라스틱제품은 올해 9월까지 모두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소재부품 위주의 품목다변화가 월간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하는데 톡톡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여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우려로 경제상황이 불안한 신흥 5개국(F5,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의 수출도 10월 들어 증가세(9.5%)로 전환, 전체 수출실적 확대에 한몫했다.

그러나 미국의 채무한도 협상, 유로존 정치불안, 환율하락 우려 등 수출전선의 불안 요소는 계속 상존하고 있다.

미국·EU 경기회복과 IT·자동차 호조, 수출품목 다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월간 최고액을 기록했지만, 한 두가지 여건이 악화할 경우 언제든 다시 실적 정체 상황에 도래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여전히 들리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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