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정은 각본 없는 판문점 회담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6일 오후 예고 없이 판문점 북쪽 통일각서 두번째 정상회담을 갖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7시 40분께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했다고 윤영찬 홍보수석 이름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하고 김정은 위원장 동의해 전격 성사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는 두 정상이 핫라인으로 통화한 후 회담을 갖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오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양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지 4일만에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 양측 합의에 따라 판문점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회담은 최근 ‘좌초 위기’에 놓인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북-미 정상회담 살리기’를 위해서라면 전격적인 2차 정상회담을 해야 할 절실함이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운전대론’을 내세우면서 최근에도 1박4일 일정(21~24일)의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했을 정도로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모든 것을 걸고 숨가쁜 행보를 계속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진행이 없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적대관계 해소의 돌파구가 열리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대외전략의 핵심 문제의식으로 설정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남북 두 정상이 깜짝 2차 정상회담을 갖은 이날 미국 백악관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 준비팀이 싱가포르로 곧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실무진의 싱가포르행은 이미 예정돼 있던 일정이었으며,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해 싱가포르로 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 조지프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실무진은 미국 날짜로 26일, 토요일부터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북미 정상회담 취소했다가 다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실무진의 싱가포르 일정은 여전히 취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 2차 정상회담에 발맞춘 백악관의 소식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들의 잇단 발언으로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을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 카드를 내밀어, 북한 핵 폐기 문제는 급속히 냉각됐다. 일각에서는 또다시 북-미간 ‘강대강’ 대치가 오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북미간 시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상회담 의지를 정중하게 밝힌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매우 부드럽고 따스했다’고 화답함으로써 이틀간의 북미 냉각기류는 서서히 걷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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