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드루킹 일당, 1억번 댓글 조작 결론”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까지 해가며 이끌어냈던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60일 간의 수사 끝에 지난 27일 결과를 발표했지만, 특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시스템을 이용해 1억 번에 가까운 조작을 했다고 발표했고, 또 이와 같은 댓글 조작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공모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지만 이들이 공범이라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11번의 만남을 통한 친분과 메신저 대화, 그리고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있음에도 김경수 지사가 댓글 조작을 직접 지시했다거나, 킹크랩 운영에 직접 개입했다는 물증을 내놓지는 못했다. 때문에 특검을 종료하면서 12명의 연루 인물들을 기소한 사실에 대해 향후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허익범 특검의 이날 대국민보고가 끝나자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특검은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하여 지난 대선을 겨냥한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한 댓글여론조작사건으로 규정하였다”면서 “특검팀은 드루킹이 2016년 11월 김경수 지사에게 킹크랩 초기 버전을 보여주고 그후 김경수 지사에게 허락을 받아 프로그램을 본격 개발 및 운용했고, 그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경수 지사와 11차례에 걸쳐 만나 친분을 유지하고 댓글 관련 지시사항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60일 동안 수사한 허익범 특검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특검 사무실에서 대국민보고 형식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60일 동안 수사한 허익범 특검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특검 사무실에서 대국민보고 형식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철근 대변인은 이어 “2016년 12월 운용 첫 달 공감/비공감수 조작 1천여회에서 대선국면에는 700만건을 훨씬 웃도는 조작 활동을 벌여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밝혔다”면서 “아울러 포털 댓글 조작 횟수가 무력 1억 회에 달하고 이 중 8840만 회를 김경수 경남지사와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경수-드루킹 간의 수시 만남, 킹크랩의 운용팀 구성 및 사용 빈도, 드루킹의 대선 후 측근에 대한 인사청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증거가 하나의 끈으로 이어져 엄연한 민주주의 훼손의 주범으로, 몸통으로 김경수 지사를 공범혐의로 기소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김경수 지사는 끝까지 뒷짐을 지고 모르쇠하며 후안무치한 작태로 일관하고 있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이 댓글여론조작 사건의 진실이 없어지는 지우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다시 “특검은 국민적인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사기간 연장을 포기하고 수사를 마무리 했으나, 두 달 동안 특검수사를 통해 밝혀진 댓글여론조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요청한 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 달라”면서 “바른미래당은 특검의 엄중한 공소유지를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며, 아울러 특검수사로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다. 민주당과 김경수 지사는 자신들이 행한 일들을 잘 알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특히 이날 논평 말미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권력으로 진실을 가릴 수 없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날 허익범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는 대국민보고를 통해 “뉴스 기사 총 8만1000여개의 댓글 140여만개에 대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9971만여건의 공감, 비공감 클릭 신호를 기계적으로 보냈다”면서 드루킹 일당이 19대 대선 전인 지난 2016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댓글을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1개의 뉴스당 평균 17개의 댓글에 대해 1200번 공감을 조작한 것으로 결론냈으며, 김경수 경남지사가 공범이라고도 했다. 먼저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가 2016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번 만나 친분을 유지했다고 했다.

특검은 이어서 지난 2016년 11월 9일에는 댓글 조작 시스템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해 개발과 운용을 허락했다고 봤다. 특검은 김 지사가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댓글 작업을 보고 받았으며, 총 9971만 번의 조작 중 8800만 번이 김경수 지사와 관련됐다고 했다.

특검은 또 김경수 지사가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조건으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요구했다며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고 했다. 앞서 기각된 김경수 지사의 구속영장에는 포함하지 않았던 혐의다. 이에 대해 김경수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회 참석은 사실 무근이고, 관련자 진술도 일관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총영사 제안 혐의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허익범 특검의 이런 발표에 대해 “태산명동 서일필(사태만 요란했지 결과가 보잘 것 없다)이다. 국민혈세만 낭비한 특검이 무슨 결과가 있었는지 특검을 고집하고 정쟁으로 삼은 자유한국당은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한 특검으로 정치적 논쟁만 일삼았다는 빈축이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