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올라간 노동자, 노조 “이건 약탈경제!”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또 불법 점거됐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만연돼 가고 있는 타워크레인 기습 점거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일부 불법 사업자 사장님들로 구성된 건설기계 관련 노조가 벌이는 습관적인 불법 점거로 변질되고 있다는 게 타워크레인조종사들의 지적이다.

인천시 서구 검단 소재 (주)호반건설 시공의 호반베르디움 1차 건설현장에서 이제 막 설치 작업을 끝낸 현장 자재를 공급해야할 타워크레인이 20일 새벽 4시 30분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위원장 진병준) 소속 타워크레인분과 조합원에 의해 점거됐다. 그는 21일 오전 현재 점거 이틀째까지도 지상 50m 높이의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뛰어 내릴테다!!"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 소재 한 건설현장에서 20일부터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가 고공 50미터 위의 높이에서 뛰어내리겠다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
"뛰어 내릴테다!!"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 소재 한 건설현장에서 20일부터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가 고공 50미터 위의 높이에서 뛰어내리겠다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조합원의 구성은 대부분이 수억에서 수십억, 수백억원 규모의 건설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 사장님들로 구성돼 순수한 노동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고용노동부에 고소와 고발, 진정 등 민원을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행정상 이를 바로잡아야할 고용노동부는 ‘모르쇠’ 내지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들 ‘짝퉁(순수 타워크레인조종사들이 이들을 부르는 명칭) 노조’들의 타워크레인 점거나 건설현장을 압박하기 위한 집회, 건설현장의 약점을 잡아 무더기 고발과 민원 제기 등 수법으로 현장 일감을 빼앗는 불법 내지 편법적 행태가 현장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건설현장의 생태 질서를 크게 위협하고 있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해마다 이같은 노동행태가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노동질서를 근로감독해야할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는 이렇다 할 행정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 기자가 20일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이 시작됐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간 해당 인천 검단 소재 호반건설 현장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타워크레인이 점거됐다는 소식에 공사를 맡고 있는 호반건설 소장과 현장 관리자들이 새벽부터 현장에 모여들었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은 검거 4시간째를 넘긴 이날 오전 9시쯤 어슬렁어슬렁 나타났으나 별다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불법 타워크레인 점거 현장에서 일감 빼앗기에 반대하고자 해당 건설현장을 찾은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인천지부 신일주 지부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지금 타워크레인에 불법적으로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는 타워크레인 조종 경력이 별로 없는 한국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짝퉁 노조 이모 수도권 지부장과 관계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건 완전히 불법적으로 일자리를 갈취하겠다는 불법 약탈경제인데, 나만 일해서 먹고 살고, 다른 노동자들이야 죽건 살건 관계하지 않는다는 막무가내 행위이고, 또 노동규약에도 반하는 심각한 불법 행위인데, 이게 수도권에서 적지 않게 행해지고 있고, 공권력의 무능으로 인해 이젠 습관이 됐다. 대체 경찰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신일주 지부장의 이런 비판을 듣고 있던 인천 서부경찰서 소속 한 정보관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그런 사실에 대해 경찰측에서 불구속 기소라도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자 분기탱천한 신일주 지부장은 5만촉광의 내공을 담은 궁예의 ‘관심법’과 흡사한 ‘안광탐심지공’의 무서운 눈초리로 서부경찰서 정보관을 노려보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최근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현장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처벌이 없었고, 세종자치특별시와 안양시, 청주시 등 6개 도시에서 계속해서 이런 불법점거가 있었지만, 어느 누구 하나도 처벌 받지 않았다. 대체 경찰들이 현장에 나와서 이런 행태를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활화산 마그마 용암같은 분노를 콧털이 제법 자라나 외부로 노출된 두 코꾸멍을 통해 코끼리 상아처럼 ‘풍풍!’ 뿜어댔다. 급속적 효과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혈압약이 필요할 정도로 분기탱천한 거다.

검단 호반건설 현장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이는 21일 오전엔 타워크레인 조정석에서 나와 현장 주변에 모여든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과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민주노총 타워크레인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뛰어내리겠다!”며 욕설이 잔뜩 섞인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사 스파이더맨 포퍼먼스를 몸소 시전해 보여주겠다는 거다.

한 공사 현장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지금 회사측으로 보면 손해가 막심하다. 지금 보기에는 타워크레인 1대가 이런 식으로 멈춰버리면 자제 공급을 받지 못해, 건설현장에 투입된 일군들이 일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어제는 수십명의 일당 인부들이 일을 하지 못해 일당을 벌지 못했고, 오늘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레미콘 차량이 밀려들고 펌프카(레미콘 차량에서 콘크리트 타설 지역까지 콘크리트를 뿜어주는 건설기계 차량의 일종) 3대가 일을 하지 못해 마냥 놀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손해는 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할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그는 이어 “건설 현장 시공회사 측에서 이 일을 수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도 피해자다. 보다시피 일을 못하고 공사 공정에 차질이 이만저만이 아니지 않나? 이건 타워크레인을 우리회사에 임대 제공한 임대사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해당 타워크레인 임대사의 한 간부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벽에 타워크레인 점거 사실을 알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이런 불법 노조의 불법 행위는 이제 너무도 만연돼 놀랍지도 않다. 그냥 현장에 없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현장에는 왔는데, (점거 한 이와) 말도 안 통하고, 우리가 들어줄 수 없는 억지인데, 대화가 되겠느냐?”며 반문하고 “그럼 요구 조건은 뭐냐?”고 묻자 “똑 같은 이야기다. 자기들이 일을 하겠다는 건데.. 이게 대체 법이고 원칙이고 논리이고, 따져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다”라고 자포자기의 심경을 가감없이 토로했다.

본지 기자는 해당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점거됐다는 사실과 행정 집행에 대해 고용노동부 인천 북부지청 근로개선2과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자초지종을 모두 듣고 난 고용노동부 근무자는 “제가 담당이 아니라 해당 사실에 대해선 무어라 답변할 수 없다. 관계 담당자에게 연락을 드릴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했지만, 이날 정오까지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 본지 기자 역시 고용노동부의 ‘위민정신’에서 우러나는 성실한 답변은 애시당초 기대를 하지도 않았기에 실망할 무엇도 없다.

타워크레인 업계의 한 전문가는 21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검단의 타워크레인 점거는 명백한 불법이다. 양대 노총 사업자 노조는 형식적 요건만 거짓말로 노조 형태를 갖춘 것이지 진정한 노동자들은 아니다. 해서 이건 불법 쟁의로 보고, 노조법으로도 불법 점거는 폭력이다. 폭력은 용납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 관련 협회나 단체에선 이번 점거에 대해 검찰에 고발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런 노조의 행태를 관리 감독해야할 정부 주무부서인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불법 노조 행태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수수방관 행정으로 일관하면서 불법 노조들의 건설현장 불법 노동 행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과 관련 업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