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서훈 ‘부적절한 만남’에 진보진영에서도 쓴소리!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지난 21일 양정철 서훈 독대’ 관련 보도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은 “사적인 지인 모임이었다. 민감한 대화는 없었다”고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는 반응이지만 오히려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에서까지 날선 비판이 쏟아지며 국정원 개혁법안을 국회가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정철 원장이 누구인가? 명실공히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대한민국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이 5월 21일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집에서 철저한 경호 속에 ‘비밀 회동‘을 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대화까지 나누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여의도 국회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더 펙트 이후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났다는 건데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양정철 원장은 “지인들과 함께한 사적 모임”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국가정보 총책임자와 여당 싱크탱크 수장의 만남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남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남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인터넷 탐사매체 ‘더팩트’는 27일 ‘두 사람이 21일 오후 6시20분부터 4시간 이상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독대했다’고 보도하며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식사를 마치고 나와 인사를 나누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양정철 원장은 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한 만찬이었다”면서 “서훈 원장에게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했고, 서 원장이 원래 잡혀 있었던,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다.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럴 대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국회 각 야당은 만남 자체를 문제 삼고 나섰고, 대표적인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는 27일 오후 “국정원 정치개입 막을 국정원법 개정에 나서야”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국정원장의 민주연구원장 사적만남도 부적절” 및 “국회에 14개 법안 계류중, 야당도 국정원 개혁에 동참해야”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참여연대는 이어 “오늘(5/27)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훈 원장이 양정철 원장과 4시간 동안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독대도 아니고, 사적인 만남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정보기구의 수장인 국정원장이 여당의 총선을 기획하는 싱크탱크 원장과 만나는 것은 사적인 만남이라 해도 적절하지 않다. 국정원이 다시 선거와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는 아직까지 국정원법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하고 두 인물의 만남에 대해 힘껏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내정보담당관제(IO)를 폐지하는 등 국정원 개혁을 추진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문제된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러나 언제든지 무소불위 국정원은 귀환할 수 있다. 국정원을 순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국정원 개혁 입법이 국회에서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법 개혁입법을 후순위로 미뤘고, 자유한국당은 국정원 개혁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14개의 국가정보원 개혁법안1은 심사조차 제대로 되고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정말 걱정된다면 정보위를 열어 국정원법을 심사하여 개정안 처리를 논의해야 한다. 국회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과 국내보안정보 수집권한을 폐지하고,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개혁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해, 사실상 이번 국정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민간인 신분이 서로 만난 것을 맹렬히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승리 특명 받은 양정철 원장이 서훈 국정원장을 몰래 만날 이유, 총선 빼고 무엇인지 해명해보라”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총선 총책과 국가 기밀을 다루는 대한민국 정보기관 최고수장이 비밀회동을 한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고 사실 관계를 전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어 “지난 21일,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서울의 한 한정식 집에서 만났다는 것”이라면서 “양정철 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전략을 짜고 정책 수립의 총괄을 맡고 있다. 양정철 원장은 첫 출근날 대통령과 자주 연락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심전심이라며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임을 증명했던 사람이다. 정권교체의 완성은 총선 승리, 민주연구원은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라고 말하며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나아가 “이번 만남을 위해 양정철 원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민주연구원의 공식 행사도 불참했다고 한다. 가히 총선만 바라보는 문재인 정권다운 행보”라면서 “국정원은 어떤 곳인가. 국내·외 정보수집권에 대공수사권, 모든 정보기관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조정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정보기관이다. 그런 수장이, 그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인물이, 집권여당의 총선 총책임자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양 원장을 만났다”고 두 인물의 만남을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을 지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결론적으로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만남의 목적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면서 “양 원장은 부적절한 만남이 취재를 통해서 알려지자 이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으로 매도하며,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입니까? 라고 되묻고 있다. 부적절한 만남에 대한 사과와 해명이 아니라 공격으로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다시 “여당의 연구원장이 철저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가 정보기관의 장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가?”라면서 “이번 만남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더라도, 보고라인에도 없는 여당의 총선 총책을 국정원장이 만났다는 것은 심각성이 큰 문제이며 철저히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전 정권의 국정원장들에게 어떻게 했는가? 문재인 정권 방식과 잣대대로라면 이번 만남을 어떻게 처리하겠는가?”라면서 “양정철 원장과 서훈 원장의 부적절한 만남이 발각이 된 것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양정철 원장과 문재인 정부는 적반하장식 대응으로 넘어가려는 착각을 버리기 바란다”고 날선 비판을 가하고 이날 논평을 마무리하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해, 양정철 원장과 서훈 원장의 만남에 대해 향후 정치권에서 있을 적지 않을 논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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