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신천지 명단 확보와 신도 긴급 전수조사 등 ‘전광석화’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범국가적 재난인 신종코로나19 경기지역 확산에 대해 초강수 행정력으로 경기도민들을 안심시키면서 이재명 지사의 발빠른 조치가 국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곤혹스러운 요청’을 받고 고심에 빠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4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지역 신천지 교회가 신종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된 점에 주목하고 즉각 경기도 과천시 소재 신천지 본부에 대해 강제 행정 집행을 강행하고 자신이 직접 행정집행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신천지 신도 명단을 정부보다 더 빠르게 확보했다. 신천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이재명 지사는 이어 26일엔 정부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이하 질본)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받아 전국 지자체에 배포한 신천지 신도 명단에 대해 “질본으로부터 신천지 경기도 신도 명단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트위터를 통해 “조금 전 질본에서 받은 신천지 경기도 신도 명단은 총 31,608명입니다. 경기도가 직접 입수한 명단 33,582명 보다 1,974명 적습니다. 왜 차이가 나는지, 중복 또는 누락 여부 등은 없는지 확인한 후 결과가 나오는대로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신속히 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트위터 계정은 28일 오전 현재 약 53만 7천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어, 어지간한 언론매체의 구독자수를 훨씬 상회하여, 그 전파력은 언론매체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권영진 대구시장의 요청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계정을 28일 오전 갈무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권영진 대구시장의 요청에 대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계정을 28일 오전 갈무리했다.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는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공무원 49명과 신천지 신도 210명으로 구성된 행정력을 동원해서 신천지 신도 3만3,582명에 대해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이 중 2월 16일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 참석자 9,930명에 대해선 우선 조사가 실시된다. 즉,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가 신천지 교회 도내 신도 명단을 확보한 데 이어 이들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인데, 그야말로 ‘전광석화’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런 강제 행정집행에 대해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1,360만 도민들의 생명과 건강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취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26일 경기도 조사단을 파견해 신천지 측과 협의하에 경기도내 신천지 신도 3만3,58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는데, 이번조사는 오는 28일까지 3일간 실시될 예정이며, 이는 지난 25일 경기도가 긴급 역학조사를 통해 확보한 도내 신도 명단으로, 지역사회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대책의 일환이라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경기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한 9,930명을 우선 조사한 뒤 경기지역 신도 3만3,582명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9,930명 중에는 경기도 거주자가 4,890명이며 서울시 4,876명, 인천시 100명, 기타 64명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는 신천지 교회 측에서 210명이 동원된다. 이들은 직접 명단에 있는 신도들에게 전화해 증상 및 보건소 검사 여부 등을 묻고 선별진료소를 안내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신천지 교인의 특성상 모르는 사람의 연락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신천지 교인들이 직접 조사에 착수하도록 조치해 빠른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공무원들이 조사과정이 매뉴얼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철저히 관리해 속도와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조사가 되도록 조치한 것이 특징이라는 거다.

경기도는 이에 더 나아가 전수조사 후 결과를 반영한 세부 대응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며, 미응답자 및 통화불능자는 경찰에 협조를 구해 소재 파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신천지 인력을 동원해 빠르게 전수조사에 들어갔다”며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도의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광석화 같은 이재명 지사의 행보에 커다란 암초가 나타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의 병상 제공을 요청한 것인데, 중국 우한 거주 교민과 지인 등이 제3차 수송으로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소재 국방어학원에 수용됐을 당시에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주민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민들의 우려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듣고 행정에 반영했으며, 지역 전통시장을 직접 찾아 감으로써 지역경제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행보를 보여온 이재명 지사 입장으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암초가 아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지사는 결국 이같은 요청에 대해 “경기도에 대구 확진자 수용 요청, 정말 어렵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선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는 고뇌에 찬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지사는 그러면서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그래서 오늘 정부에 ‘대구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러면서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라고 도민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런 이재명 지사의 제안이 담긴 페이스북 글에는 28일 오전 현재 약 500여개의 댓글과 569회의 공유, 4,600여개의 공감이 표시됐다. 네티즌들은 이런 이재명 지사의 해결책에 대해 “그야말로 대구도 구하고 경기도에 대한 예비도 단단히 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라는 평가를 남겼다.

그렇다고 이재명 지사가 단순히 ‘거절’의 의사 표명으로 권영진 대구시장의 절박한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7일 “타 지역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에는 협의해 수용하겠지만 경기도 내 대규모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대비해 자원을 아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권영진 시장의 요청에 대해 곧바로 도내 권위 있는 의료전문가들과 해당 사안을 놓고 머리를 맞댄 거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도 소재 상급 종합병원장 간담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과 관련, 의료전문가들과 대책을 강구하고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이 자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고대안산병원 원장들과 김재훈 도 보건건강국장,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이 참석했다.

이재명 지사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의 코로나19 경증 확진환자 수백 명을 수용해달라고 경기도에 요청한 것과 관련, 참석자들과 의견을 구한 거다. 이재명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중환자를 안 받을 수는 없지만, 경기도민을 위한 병실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중증환자는 협의해서 받되 경증환자는 받지 않고 가능하면 최대한 자원을 아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의 이같은 의견은, 지난 16일 신천지 과천 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확진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최대한 대비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며, 실제 이날까지 당일 과천 예배 참석자 중 확진자가 8명 발생했고, 도가 확보한 과천 예배 참석자 중 도민 4,890명 가운데 유증상자가 215명 발견됨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임승관 안성병원장이 경기도의 코로나19 발생현황 및 대응방향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임승관 원장은 “지금은 지역사회 확산 대응을 위한 유행최소화, 완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증상 발현 초기 접촉 빈도 감소를 유도하고, 감염환자를 적시에 가려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병상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승관 원장은 해당 전략으로는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도록 경미한 증상에 대한 전화상담센터 주6일 운영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대규모 선별검사센터 운영 등을 제안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도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간호사회, 간호조무사회, 임상병리사회 등 도 의약단체 6곳과도 간담회를 실시하고 “갑작스럽게 대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예비자원과 인력역량 확보가 필요해 협조요청을 드리게 됐다”면서, 참석자들과 의료인력 활용방안을 논의했다고 경기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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