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 놓고 극명한 내분

[코리아프레스 = 박귀성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놓고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당내 내분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 구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된 가운데,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노골적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처럼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을 놓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미래통합당은 총선 패배로 황교안 전 대표가 사퇴하자 당 수습을 위해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심재철 원내대표가 전수 전화조사를 해서 전당대회와 비대위 전환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최고위는 결국 오는 28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또 당헌·당규 부칙에 규정된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 개최' 내용을 수정하고 김종인 전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오는 28일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미래통합당의 이같은 결정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요구한 2022년 대선 전까지의 임기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당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을 향해 "기한 없이 오랫동안 비대위원장을 할 거라면 당당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된다"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불위(無所不爲) 권한을 요구하는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김종인 전 위원장과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답변을 들었다"면서 오는 28일 당 전국위원회 개최를 예고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무기한‧전권' 비대위를 요구하면서 당내 거세게 반발이 나왔지만, 원내지도부는 사실상 강행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비대위는 총선 이후 생긴 지도부의 공백을 메우고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당헌‧당규를 초월한 권한과 기간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명분과 논리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진정 통합당을 위한다면 무리한 권한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당헌당규의 절차에 따라 정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우리 통합당은 지금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미 김병준 비대위가 만들어놓은 혁신안이 있고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당헌·당규를 무시하면서 (비대위를) 해야 하는가. 이런 비대위는 저를 포함한 많은 당원이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선 참패 극복을 위해 자강(自强)론을 펼쳐온 조경태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김종인 전 위원장 등 외부 인사를 필두로 한 비대위 체제에 반대해왔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끈다면 최대한 오는 9~10월까지 기한을 정해 비상 지도부 체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는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면서 "8개월에서 1년 가까이 하면 그건 비대위가 아니라 상시대책위원회"라고 설명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내년 3~4월까지 비대위 유지설에 "저는 동의할 수 없고, 그런 표현 자체가 애매모호해서 기간을 정확히 박아야 한다"면서 "과반 찬성도 없는 비대위 갈등의 불씨를 이어가는 것은 이치에 안 맞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고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매우 위험하다"며 "국가에 헌법이 있듯 당에는 당헌과 당규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당원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통합당이 민주정당을 지향한다면 그런 발언은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비대위 기간은 유한하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비대위는 상식적으로 비상적인 상황에서 움직여야 한다. 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민주당이 8월에 전당대회를 준비하니 우리는 9월, 10월까지는 해야한다"고 했는데, 이는 비대위를 운영하더라도 오는 10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28일로 예정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개최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많이 나와서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면서 "비대위 역할이 혼란을 수습하라는 건데 혼란을 가중하는 시키는 것은 모순적이지 않나"라고 주장하면서 "설문에서도 과반 찬성이 아닌데 무리하게 추진해서 갈등의 씨앗과 불씨를 이어나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내부에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찬성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 중진의원인 신상진 의원(경기 성남 중원구)은 26일 “미래통합당 비대위 관련 안건이 28일 통과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인 비대위 체제 지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신상진 의원은 이어 소제목에선 "미래통합당 비대위 관련 안건이 28일 통과되기를 바한다"면서 "현재의 자강론은 실패의 반복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말해 사실상 조경태 최고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셈이됐다.

신상진 의원은 나아가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문제와 전권을 부여할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당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당 내부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자. 우리에게 과연 그런 능력이 있는가? 있었다면 왜 지금까지 못 고치고 이 지경이 됐나?"라고 반문했다.

신상진 의원은 다시 "솔직히 묻는다. 우리끼리 끝장 토론을 하면 결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 설사 결론을 하나로 모은들, 모두가 과거를 다 잊고 한마음으로 밀어줄 것이라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우리는 탄핵에 대한 당의 입장조차 명확히 정할 능력이 없다. 입장을 정해도 다른 한쪽이 승복하지 않는다. 무슨 재주로 참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스스로 뼈를 깎는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가? 자강론은 말만 아름다울 뿐, 현재 상태를 지속시키는 환각제"라고 자강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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