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의힘, 특검 방탄 끝나니 ‘건생구팽’ 공천”.. 사천논란 확산

[코리아프레스=박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모두발언

국회 여당인 국민의힘이 오는 4월 10일로 예정된 총선에 앞서 당내 공천을 두고 논란과 반발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 상황에 대해 풍자로써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8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법 표결이 끝나니 여당 공천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그야말로 막공천, 막천 아니 막사천”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자화자찬 마지않던 여당 공천이 ‘건생구팽’이라 불리고 있다”면서 “김건희 여사 방탄이 끝났으니 이제 사냥개를 삶아먹는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이와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 김건희 씨와 국민의힘 국정운영 행태를 싸잡아 비난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여성의날을 맞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책상에 기념화를 놓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여성의날을 맞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책상에 기념화를 놓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그러면서 “여당은 탄핵 부정세력과 해병대원 사망사건 관련자도 공천했다”면서 “책임을 물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공천장을 주니 국민은 물론 당 내에서도 이성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심지어 최근 돈봉투 논란에 휩싸인 정우택 의원 사태를 두고 “돈 봉투를 주고 받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분도 공천했다”면서 “수십 년간 양평 군민이 바라온 양평고속도로 사업이 9개월째 멈춰섰는데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될 김선교·원희룡도 공천을 받았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이미 예정되어 착공을 앞두고 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김건희 최은순 일가가 많은 땅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느닷없이 변경된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당시에 정부 주무부서는 국토교통부였고 수장은 원희룡 장관이었고, 당시 지방자치단체 수장은 김건교 양평군수였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반해 우리 민주당은 시스템에 의한 혁신 공천이고 혁신을 넘어선 공천 혁명”이라면서 “과정에 진통이 있었지만 그 결과에 대해 국민께서 평가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자당의 공천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덧붙여 “국민의힘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한 민주당 공천을 헐뜯기 바빴다. 국민의힘은 불가피한 진통을 분열이니 내홍이니 몰고 여론을 호도하면서 지난 2년간 자신들의 숱한 실정을 가리고 정권 심판을 모면하고 싶었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날선 경고도 내놨다.

이재명 대표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는 “관권선거를 중단하고 물가부터 먼저 잡으라”면서, “현실도 제대로 모르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말 무능한 정부 그 자체”라면서 “아무리 멋진 공수표를 쏟아내도 국민이 처한 현실은 사과 하나 편하게 먹지 못할 만큼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민생 현황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공천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밀실’ 전략공천과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민공천제 시행을 밀어붙임에 따라 각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공당의 국회의원 공천에 해당 선거구 주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무감동 공천’의 만회를 위한 구색 맞추기에 당의 강세지역이 동원됐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대통령실의 의중에 따라 전현직 검찰 출신들이 대거 본직을 내던지고 총선 선거판으로 뛰어들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인사들을 대거 끼워넣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중론이다.

이에 더 나아가, 국민의힘이 지난 6일 당 홈페이지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국민추천 프로젝트 공고’(국민이 추천하는 국회의원)를 게시하자마자, 정치권에선 여당이 아무런 보완 장치 없이 국민공천제를 강행할 경우 경북TK지역과 서울 강남으로 대변되는 여당 텃밭을 중심으로 상당한 민심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평가도 여의도 정가에서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국민공천’ 후보는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제3자 추천 방식도 가능한데, 국민의힘은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등 전국 5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국민의 추천을 받은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해 당의 후보로 확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국민공천 신청자를 접수하고 면접을 거쳐 오는 1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조용한 공천’의 부작용을 왜 당의 텃밭에서 감당해야 하느냐는 불만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소속의 한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중앙당이 그럴듯한 명분을 언급하고 있지만 ‘국민공천제’는 사실상 지역 당협위원장의 이해를 구할 수 없는 점이 있다. 감동도 없고 동의도 없는 공천 가림용 일회성 이벤트를 왜 강행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지역구 가운데 텃밭 민심을 무시한 보여주기식 정치쇼를 강행할 경우 집토끼까지 잃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신청자와 면접과정을 모두 비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비판수위는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다소 식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봐 왔던 사생결단식 묻지마 물갈이가 없어 봐 줄만 했던 여당의 공천이 산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국민공천제 강행은 보수의 본류를 자처하는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현저하게 훼손하고, 반발을 야기할 뿐”이라며 “대구경북을 다시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적한 국민의힘 사천 논란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분신 소동을 벌였던 장일 전 국민의힘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이 3일 또 다시 분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분신을 시도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이다.

장일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날 분신을 시도했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중앙당사 앞에서 분신을 예고하면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렸다. 다행히 당사 앞을 지키던 경찰들의 재빨리 달려들어 제지한 결과 불을 붙이지 못하면서 분신의 뜻은 이루지 못했다.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장 전 위원장을 방화미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휘발유와 라이터 등을 압수했고, 이틀 연속 분신소동을 벌여 현장 경찰관의 안전을 위협한 점을 근거로 장일 전 위원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추가해 입건할 예정이다.

다수의 언론매체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장일 전 위원장은 중앙당의 공천심사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이와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노원갑에 김광수 전 서울시 의원, 김선규 한국사이버보안협회 회장, 현경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3자 경선 방침을 발표했으며, 이번 선거구 조정에 따라 노원갑과 노원을이 합쳐지면서 노원을 당협위원장이었던 장일 전 위원장은 노원갑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장일 전 위원장은 전날 분신 소동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나 아침에 퇴원한 후 자신을 감시하던 경찰을 따돌리고 또 다시 중앙당사 앞에 나타나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일 전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이 그동안 깨끗한 공천을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막판에 이런 난장판 공천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노원갑 공천을 보면서 더는 피해자가 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당사에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하여,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달서갑 지역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되면서 지역구를 내놓게 되자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공천의 대원칙이 깨졌다”고 말했다.

홍석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4년 동안 활발한 대언론 활동을 이어왔고 지역 책임당원 수도 늘리는데 기여했다”면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유영하 변호사 단수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도 서울 강남병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우선 추천되면서 지역구를 뺏길 내놓을 위기에 놓이자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유경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강남병에 공천된 것을 두고 일전을 치를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경준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정량적 지표에 바탕을 두지 않고 공천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도 경선방침이 발표된 부산서구·동구에서 공천이 배제되자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크게 반발했다. 안병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저의 공천배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아무런 흠결이 없는 것인지 판단해 달라”면서 “정치적 파장이 우려돼 배제됐다는 논리가 당에서 표방한 시스템 공천에 있는 기준인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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